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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상식

완치된 사람이 말하는 안면홍조 치료 경험과 심리정보 공유

 

제가 과거에 안면홍조 때문에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은 적이 있어서 관련 경험과 정보를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안면홍조는 온도나 감정에 약간의 자극만 받아도 얼굴이나 목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증상입니다. 얼굴은 다른 부위에 비해 혈관 분포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달되어 있어서 내부적, 외부적인 작은 요인으로도 혈관이 쉽게 이완되어 아주 빈번하게 붉어집니다. 누구나 온도가 급격하게 변하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는데, 안면홍조를 겪는 사람들은 이 횟수나 빈도가 보통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안면홍조는 정말 겪어본 사람만이 그 질환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어느정도로 큰지 알 수 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이 증상을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나 부모님들은 큰 공감을 못해줄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또 다른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저도 한때 안면홍조를 고치기 위해 피부과도 가보고, 교감신경 절제술이라는 시술도 알아보고 마인드 컨트롤, 긴 숨 호흡 등을 다 해보았지만 큰 효과를 거둔 적은 없었습니다. 결국 제가 효과를 거둔 건 홍조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가장 컸습니다.

 

 고등학생 때 안면홍조로 피부과를 방문했을 적엔 피부과 의사에게 안면홍조 때문에 왔다고 하니, 다짜고짜 "그거 소심하고 여자같은 애들한테나 걸리는 거 아냐? 바르는 약 처방해 줄테니까 발라봐" 라면서 상당히 불쾌한 말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제가 겪은 홍조는 감정 홍조로 보통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당황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것처럼 그 빈도나 횟수가 다른 사람들의 수십 배는 더 많은 것이었습니다. 심하게 당황하지 않았는데도 빨개지기도 하고 빨개지면서 더 당황해서 더 빨개지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이 감정홍조는 제 삶에서 10여 년을 괴롭혔는데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낸 저는 다양한 치료를 경험해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하며 감정홍조를 받아들이고 누구나 당황하면 빨개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홍조 생각을 하지 않게 됐을 때엔 어느 날 갑자기 감정홍조가 엄청나게 개선된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 중엔 제 성격을 바꾸기 위한 노력들도 있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기도 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을 구해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강남역 같은 길거리에서 아주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자신감을 얻기 위한 스피치 트레이닝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러한 저를 바꾸기 위한 다양한 경험들이 감정 홍조를 업애는데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얼굴이 빨개지는 현상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당황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당황해서 얼굴이 빨개지지 않게 하고 싶다? 그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받아드려야 합니다. 당황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나 자신에게 더 당황하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그 현상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얼굴이 빨개진다고 해서 죽을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닙니다. 얼굴이 빨개지는 나를 받아들이고 누구나가 빨개진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감정홍조를 없애는 길에서의 첫걸음이라 생각이 듭니다.